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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청춘엔진, 신개념 강연 콘서트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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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 보슬보슬 가을비가 내리던 토요일에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는 아주 특별한 콘서트가 있었다.

유명한 가수도 아닌, 남심을 설레게 하는 어린 걸 그룹들도 아닌 무한 청춘 엔진이라는 콘서트였다.

행사시간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은 고려대학교 체육관을 향하고 있었다.

대학내일에서 우연한 기회로 티켓을 얻게 되었고, 친구인 종혁이를 꼬셔서 같이 티켓팅을 하고 자리에 들어섰는데, 넓은 체육관 내부의 1/2정도가 VIP석으로 채워져있었으며(실제 VIP는 300석 규모로만 판매된다고 했었으며, 티켓의 가격차이는 5,000원), 일반석의 맨 앞자리라고 하더라도 너무 멀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2층으로 올라갈까 하다가 일단은 1층에 앉기로 했다.

첫번째 강의는 아티스트 낸시랭으로 시작되었다. 뭐랄까.. 딱히 그의 팬도 안티도 아니었고 튀는 언행으로 관심은 있었던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부유했던 시절이야기부터 계속 자신만의 철학을 뚜렷한 근거없이 말하는 모습이 마치 자다가 급하게 강의하러 온 사람같았다.. 거기다가 갑자기 전국백수연대의 대표가 나와서는 얼마전 발언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하는 돌발상황까지..

관련기사 : 낸시랭 “악플러는 백수”…백수들 뿔났다

암튼 그녀는 청춘시절에는 여행연애를 많이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아.. 그리고 처음 등장할 때 불렀던 낭만고양이는...

노코멘트다..

두번째 강사는 패션디자이너 최범석.

강의를 듣기 전까지 낯선 이름이었지만, 젊은 나이에 뉴욕 컬렉션까지의 꿈을 이룬 정말 꿈많은 대단하신 분이었다. 강의는 편하게 자신의 어릴적부터의 꿈을 말씀해주셨는데, 아직 32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꽤 긴 청년시절이라서 마지막에는 시간이 모자랐을 정도.. 점점 큰 꿈을 꾸며, 그 꿈을 이루어 가는 모습을 들으면서 마음 속에 뭔가 들어왔다.

"젊은이들이여, 독한 마음으로 도전하라!"

잠시동안의 점심시간이 주어졌고, 도시락을 사서는 지하주차장에서 뻘줌하게 서서 먹고, 다시 체육관에 들어와서는 2층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다시 2시부터 시작된 세번째 강의.

소셜 디자이너이신 박원순 변호사님.

검사까지 하셨는데도 아이디어, 그리고 사회의 약자를 위한 마음으로 회사를 만들고, 또 때가 되면 그곳을 떠나신다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게다가 강의 마지막에는 직접 노래까지 불러주시고.. 사인회 겸 회원가입은 못해서 죄송해요~ - . -

3번째 강의가 끝나고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이 있었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

정말이지 라이브무대는 처음보았는데, 연주나 목소리나 거짓말 하나도 안하고 CD틀어놓은 줄 알았다.. 목소리도 좋고 실력도 대단한 밴드이다.. 무대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모습도, 앵콜곡까지 해주는 무대매너도 진정한 프로였다!!

꿈틀꿈틀 춤을 추러 나온 미미시스터즈도 완전 대박ㅋㅋㅋ

그렇게 콘서트 분위기로 후끈! 다시 4번째 강의에는 아마도 이번 콘서트의 메인 격인 비평가 진중권씨.

강의 전에 점퍼를 벗어놓고 언제나 그렇듯 흰색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강의를 시작하셨다. 백분토론이나 여러 칼럼들에서 익히 보고 들은 그의 철학.

대본없이 45분간을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 정말 말잘하는 그런 분이였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그에 대한 평가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그의 논리에 휩쓸려 갈정도로 관객을 사로잡는 그런 언어의 마법사같은 사람이다. 쓴소리가 필요한 시대에 남들이 꺼려하는 쓴소리를 하는 이 시대의 소심한 지식인.

요즘 미임용 사태에 대해서는 마땅한 이유를 제시하지도 않았고, 또 자신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면서 아마도 강의계획서를 올리기 전에 허!경!영!을 세번 외치지 않아서 떨어졌다라고 이야기를 하셨다..

질문하는 시간에는 "오늘 강연온 낸시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정말 당황스러운 질문에도, "이렇게 낸시랭하고 엮이나요?"라는 여유와 "남들이 평가하는 것보다는 훌륭하게, 낸시랭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부족하게 생각한다"고 말을 하다니..

마지막 강연가는 모델 장윤주.

못생긴 혹은 쌍커풀없는 최초의 모델로 유명했던 그녀. 174cm의 키에 49kg.. 정말 다리길이는 후덜덜이었다..

흰색 블라우스와 블랙 스판의 미니스커트, 그리고 검정색 스타킹과 플랫슈즈를 신고온 그녀를 보고.. 나의 첫 생각 역시 '어? 모델인데 왜 저렇게 입고왔지?'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강의가 시작되고 왜 이 의상을 선택했는지 이런 이야기를 듣고나서, 어쩌면 고정관념에 빠져있는 나를 보게되었다. 자신만의 스타일.. 그게 진정한 모델이며, 청춘이 지녀야만 하는 것이다.

MC, 가수로도 활동하는 노래가 원래부터 좋았다는 모델. 피아노가 아닌 낯선 건반을 누르면서도 매력적인 목소리로 호소하는 장윤주, 진정한 프로였다. 키보드 건반 소리는 마치 MR을 틀어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슈퍼나 시장에 가면 낸 돈과 받는 물건은 서로 가치가 균형을 이룰 때 가격이 정해지며,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모두 합당하다고 생각을 한다. 이번 강연 콘서트는 단돈 만 원짜리 콘서트. 하지만 그냥 앉아만 있는 것으로도 만 원 이상을 얻을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혹시나 아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11월 28일(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노홍철, 박경철, 김제동, 김신영, 김중만"과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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